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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붕괴 사고를 접하며
6월 1일 오전 7시 27분경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폭발과 함께 공사현장이 붕괴돼 작업 중이던 노동자 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 현장에서 가스를 이용한 용단 작업을 진행하던 위험한 환경에서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사고로 보여진다. 이 사고로 희생된 모든 노동자들은 원청 업체인 포스코 건설의 하청 업체인 매일이엔씨의 노동자들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서울매트로의 용역업체 노동자가 숨져 전국민을 슬픔과 경악에 몰아넣은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또다시 발생한 사고라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이번 남양주 사고는 두 가지 점에서 커다란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만을 위해 위험한 환경에서 충분한 안전 조치 없이 작업을 하다 발생한 사고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에 대하여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안타까운 점은 두 사고 모두 하청 업체의 노동자들만 산업 재해로 희생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 2월 연달아 부천과 인천의 휴대전화 납품 업체에서 메탄올 중독으로 노동자들의 시력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회사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이며 원청 업체 노동자들은 다루지 않는 독성 메탄올을 이용해 작업을 하다 사고가 발생했으며 사고 피해자 5명 모두 비정규직 파견 노동자로 밝혀졌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14년 한국근로환경조사”에 의하면 작업 중 위험에 노출될 확률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1.8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위험 물질이 피부에 노출되는 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0.9%일 때 파견 노동자는 1.6%로 나타났으며, 피로하거나 통증을 주는 자세로 일할 확률이 정규직 노동자는 8.6%였지만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14.5%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의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 2002년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산업재해로 사망한 비율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제조업 현장에서 정규직에 비해 6.3배 높았으며, 비제조업 현장에서는 정규직의 10.6배나 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기업의 이윤만을 위해 진행된 하청, 파견 계약은 노동의 공급을 외주화 한 것에 더해 그 위험마저 함께 외주화 한 것이다. 매일 5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250여명이 부상당하고 있는 대한민국 산업재해는 그 중 43%가 작업 전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것이 원인으로 드러날 정도로 후진국적이며 이러한 산업재해 다발의 배경에는 사실상 “위험의 외주화”인 파견, 하청 노동이 존재하고 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와 오늘 남양주에서 발생한 지하철 공사장 붕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명복을 빌며 안전한 사회, 죽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위험의 외주화”인 파견, 하청 노동의 근절을 위한 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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