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연재는 노동당의 강령인 <노동당 선언> 중 전문을 제외한 본문 “노동당의 길” 19개 항목에 대해 고찰합니다. 연재 기간 동안 총 19편의 글이 연재되며, 2주에 1편 이상 업데이트 됩니다.

※노동당 강령은 이 곳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를 통해 “노동당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겠다고 밝힌 이후 이야기를 풀어 나갈 걱정에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뻔한 얘기만 늘어놓게 되지는 않을 지, 글이 너무 딱딱해지지는 않을 지 걱정도 많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독자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 주시리라 믿어보며 글을 풀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1. 자본 권력의 겉치장이 되어 온 대의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민주화하는 동시에 아래로부터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여 지역사회와 노동 현장에서부터 연대와 협동의 대안 정치 공동체를 실현한다.

“노동당의 길”에서 다루고 있는 첫 번째 주제는 정치 체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문장은 크게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의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민주화 하겠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 방법으로써 “아래로부터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여”라는 방법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로 “지역사회와 노동 현장에서부터 연대와 협동의 대안 정치 공동체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의 극복

노동당의 길 첫 번째 항목의 가장 첫 번째 문장은 “자본 권력의 겉치장이 되어 온 대의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민주화”하자는 것입니다.

즉, 우리당의 강령은 현대의 “자본주의 + 대의 민주주의”라는 가장 보편적인 정치 경제 시스템에 대한 부정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강령인 “노동당 선언”에서 어쩌면 이는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자본 권력의 겉치장이 되어 온 대의민주주의”가 의미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하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가 사실은 자본과 그 자본에 결탁한 권력의 겉치장에 다름없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1인 1표를 채택하고 있어 민주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 제도를 통해 자신들을 선출해 준 유권자들을 전혀 대표하지 못하는 의원들과 대통령이 그들이 실제 대표하고 있는 자본과 결탁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지만 이를 “대의 민주주의”라는 매우 형식적인 수단으로 민주적인 시스템인양 선전하고 있는 현재의 “대의 민주주의”, “의회 민주주의”를 거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남한 운동의 일부에선 우리 노동당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와 의회 진출을 위한 시도를 보고 “의회주의”라 비판하고는 하지만, 우리당은 현재의 “대의 민주주의”에 환상을 갖지 않고 이를 바꾸기 위한 활동을 선언했고, 그러한 강령 하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이는 적절치 않은 비판입니다.


의회주의

의회는 일상적으로 다양한 계급, 계층의 이해를 조율하는 민주적인 기구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매우 좋은 기구로 보이지만 일상적인 시기에 자본과 언론을 소유한 지배계급은 의회 내에서 더 많은 자신들의 대리인을 가질 수 있기에 결국 계급 대립 구도에서 더 우월한 위치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의회를 통해 관철합니다.

이런 의회의 한계에 대해 “노동당의 길”에서는 “자본 권력의 겉치장”이라고 매우 적절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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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상원은 “귀족원”이라 불립니다. 이러한 귀족원이야말로 의회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습다.

최근 최순실 등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 게이트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탄핵”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법체계 내에서 대통령의 탄핵은 국회 과반수의 발의로 국회 본회의에 바로 상정되고 이에 대하여 국회 재적 2/3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 의결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서 6인 이상의 인용으로 탄핵이 결정되게 되어 있습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는 국회에서 의결되었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기각 결정으로 실패하였습니다. 당시 많은 국민들이 극도의 분노를 표시하며 탄핵 추진 세력들을 총선에서 심판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국민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을 의회에서 간접적으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를 한데 대한 불만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동당의 길”에서 얘기하고 있는 “아래로부터의 직접 참여” 정신에 비추어 볼 때 의회 의존적인 “탄핵” 요구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 대표단이 요구하고 있는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라, 그렇지 않으면 노동당과 국민들이 끌어 내리겠다”라는 주장이 의회 의존적인 “탄핵”주장에 비해 보다 더 우리 당의 강령 정신에 비추어 올바른 것입니다.

 


 

“직접참여”

노동당의 길이 얘기하고 있는 의회중의에 대한 대안은 “대안정치공동체”이며, 이의 경로로 아래로부터의 직접참여를 확대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정치 철학에 비추어 봤을 때 “대의주의”와 일부 대립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확대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스위스의 “국민투표” 제도를 많이 드는데, 사실 직접 민주주의의 제도는 단순하게 “국민투표”로만 한정하는 것 보다는 국민투표를 포함해서 국민들이 법안이나 국민투표안을 직접 제기 할 수 있는 “국민 발의”,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법을 의회가 제정할 경우 이를 거부 할 수 있는 “법률 거부 국민투표”, 대통령을 포함한 선출직 공직자들이 국민들의 이해와 상충 된 행동을 할 경우 해당 공직자를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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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글라로스 주의 주민총회는 직접민주주의의 현재적 모습입니다

만약 우리 헌법이 직접 민주주의적인 요소인 “국민소환”제를 대통령에게까지 허용한다면(현행 법률은 지방자치 단체장과 지방자치 의회 의원에 대한 “주민 소환”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탄핵”을 요구하고 국회의 결정만을 쳐다보고 있지 않을 것이며, 지금과 같은 총체적인 국정 난맥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을 발의하여 대통령을 그의 자리에서 끌어내릴 것입니다.

이와 같이 노동당의 길이 얘기하고 있는 “직접 참여”의 확대는 의회주의, 대리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안 정치 공동체

노동당의 길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정치 시스템을 “대안 정치 공동체”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상에 대하여 “지역사회”와 “노동현장”에서부터 “연대와 협동”을 들고 있습니다.

현재의 대의민주주의가 일반적으로 취하고 있는 “지역 대표”를 선출하는 시스템은 그 자체로 몰 계급적이고, 지역 중심이다 보니 지역의 토호들, 토건업자들의 이해에 주민들의 이해가 종속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시간과 자본의 여유가 있는 자본 계급 출신의 의원들이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고도로 분업화 되고 고된 노동과 가사에 지친 노동자들이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기도 어렵고 이러한 지역 현안(대부분은 토건 인프라 구축과 이와 유사한 사회 간접 자본 사업들)을 주도하는 지역 토호 세력과 지역 자본가들에게 자신들의 이해를 맡기게 되는 형태가 많이 보입니다.

이에 대하여 노동당의 길은 “지역 사회”와 더불어 “노동현장”을 대안 공동체의 위치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노동 현장을 대표하는 의원을 선출한다면 해당 현장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노동자들이 적절하게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며 이 대표자들 역시 자신을 선출한 노동자들을 적절하게 잘 대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물론 자신이 일하고 있고 자신의 노동 현장을 대변하는 의원이라면 그의 활동에 대한 상시적인 감시와 견제 역시 매우 일상적이고 직접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지역에서만이 아니라 노동 현장에서도 대표를 선출해 의회를 구상하는 방식을 일반적인 의회와 대비해 “평의회” 또는 “대표자회의”라고 부르기도 하며 러시아어 “소비에트” 역시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즉, 노동당의 길이 추구하고 있는 정치 시스템은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하고 지역에서만이 아니라 노동 현장에서의 연대와 협동을 통하여 만들어 나갈 “대안 정치 공동체”입니다. 이는 노동당의 강령 “노동당 선언”이 말하고 있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질 “사회주의 사회”의 모습이라는 면에서 전체 “노동당의 길”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에 1번의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라 생각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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