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방선거에 노동당 광주광역시 비례대표로 출마한 박은영 님은 시민 당사자를 직접 만나 정책공약 아이디어를 나누고 제안받는 활동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선거는 끝났지만 시민 당사자의 소중한 제안을 전하고자 <이-음>에서 다시 모아 게재합니다.

지방선거 공약이 넘쳐난다. 핵심공약을 선정한 후, 분야별 공약을 정리하고자 정책자료집만 정독해도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원외 소수정당이라 당선자가 드물어 시정에 반영할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그렇지만 광주광역시에 딱 맞는 정책은 나보다 더 오랜 시간 특정분야에 관심을 갖고 생각해 온 연구자나 당사자들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정책을 묻기로 했다.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부터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싶다.

<시민공약 3 : 차없는 거리 어린이 놀이터, 동네에 상주하는 청소년 활동가>

초등학교 5학년 ‘김민서’님은 동급생 친구들과 매운맛 모임을 주마다 하고있고 ㅇㅇ떡볶이, ㅇㅇㅇㅇ면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유쾌하고 명랑한 초등학생도 광주시에 요구하는 것이 있다. 김민서님은 하교 후 놀러 갈 곳이 마땅찮아 제대로 된 놀 공간이 절실하다. 동네에 공원이 없다면 좁은 도로 일부 구간을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 어린이,청소년이 맘껏 뛰놀게 하자.

친구들이 다 학원에 가서 놀 사람이 없거나 부모님이 맞벌이로 바빠 함께 놀 수 없는 경우를 위해 청소년문화의집 ‘문수영’님께서 제안해주신 ‘동네에 상주하는 청소년활동가 공약’ 내용도 하나로 묶어본다. 한정된 청소년 시설 여건 상 청소년지도사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공간도 중요하지만 함께 할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귀담아 들었다. 동네마다 청소년 활동가들이 놀이를 통해 언니, 오빠가 돼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어려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안성맞춤!!


<시민공약 4 : 공공부문 일자리 무기계약직 아닌 정규직으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전담강사로 일하시는 ‘김해련’님을 만났다. 김해련님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정규직전환’ 정책에 있어 정부가 말하는 정규직은 무기계약직으로 이는 정규직이 아니며 무기계약직은 고용의 질을,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하신다. 실제로 본인이 무기계약직으로 처우가 나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중규직의 삶이라고 한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부문 기간제의 무기계약직 전환 규모는 4년간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환자는 2012년 약 13만명에서 지난해 약 21만명으로 약 55.2% 늘어났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이 돼도 비정규직과 임금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기계약직 임금은 정규직의 약 61%에 그쳤다.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처럼 호봉제를 적용받는 게 아니라 장기근속수당을 받기 때문에 임금 증가 폭이 적다.

 

또한 무기계약직은 복지 혜택도 정규직에 비해 부족했다. 정규직에게 적용되는 13개 복리후생 항목 중 평균 4개 항목만 적용받았다. 명절상여금 등 지급액도 정규직의 50~60% 수준에 불과했다. 무기계약직의 약 59%가 사업장 내 정규직과 동일·유사 직무를 맡았지만 임금·승진·직군 체계는 정규직과 달랐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임금·승진·직군 체계가 통합된 비율은 각 5.3%, 1.2%, 6.4%에 불과했다. 대부분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은 별도 인력관리체계로 운영됐다.

숫자로 정리된, 차별이 일상화된 무기계약직의 삶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누군가가 생각나 마음이 아프다. 1982년생. 서른 중반의 지하철 무기계약직 노동자. 그는 2017년 11월 16일 서울 천호동 자취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출근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동료들이 그의 집을 찾았다가 목을 매 싸늘하게 숨져 있는 그의 주검을 찾아냈다. 동료들은 김씨가 평소 정규직 전환이 어려워지는 것에 많이 괴로워했고, 애초 얘기와 다른 월급 체계에 힘겨워했다고 한다. 무기계약직으로 정규직 전환을 바라던 그는 숨을 끊고서야 희망고문에서 자유로워졌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 단순한 명제를 실현하기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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