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선거권 연령이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기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었다. 선거 연령 하향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현행 법에 명시된 우리나라 국회의원 피선거권 연령은 25세. 캐나다, 호주, 독일, 오스트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피선거권 연령이 18세 또는 19세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장벽이 높은 셈이다.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0번”이라는 다소 의아한 번호를 달고 나온 후보가 있다. 전주고 2학년 조민 씨는 노동당 비례대표 0순번 특별후보로 선정되었다. 실제 투표에서 유효하지 않은 번호인 ‘0번’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달 26일 조민 후보는 비례대표 후보 등록 좌절 기자회견을 열고, 꾸준히 청소년 참정권과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간 여러 매체에서 조민 후보의 활동과 짧은 인터뷰를 다루었는데 이-음에서는 조민 후보의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들어보고자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노동당의 청소년 당원이자 비례대표 0번 후보로 조민 당원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자연인 조민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자연인 조민에 대하여 소개 부탁드린다.

평범한(?) 03년생 학생이다.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전주 인후동에서만 살고 있고, 인후동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졸업했고 전주고등학교에 재학중이다. 청소년 운동을 하고 있다는 거 외에는 특별할 게 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인 조민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데 많은 정당 중에서 노동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당 입당 계기가 궁금하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도 도전을 했다고 들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싶다.

진보정치에 대한 애정이 있다. 기성정당과 달리 청소년을 배제하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세력화해서 변혁의 주체가 될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잖나. 그 중에서 노동당은 내 지향과 가장 부합하는 것 같아서 2년 반 정도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는 입당 후 처음 맞는 선거였는데, 전북도당에서 전북도의원 선거를 치르기로 결의했다. 나도 그 선거기획단에 참여했는데 당시 지역의 청소년운동이 정체되어 있기도 했고, 단체도 없으니 지방선거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던 상황이라 이슈파이팅이 적당할 것 같더라. 청소년 당원이 출마해 선거법에 대한 불복종 의사를 밝히면 좋을 것 같아서 지방선거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노동당 특별후보로 임하게 되었다. 특별후보라는 다소 생소한 역할을 맡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 당내경선 후보등록 실패라는 쓰디쓴 경험부터 이후 노동당 특별후보로서 선정된 과정이 궁금하다.

원래 이번 총선을 지역구에서 치르려 했다. 2019년 어린이날 집회 때도 ‘청소년의 이름으로 2020총선 전주 병 선거구 출마하겠다’ 고 발언을 했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에 열린 노동당 당대회가 당명개정으로 시끄럽더니 많은 당원들이 이탈했다. 전북도 그로 인한 피해가 큰 지역당부 중 하나였다. 전주지역 청년 당원 열 명 남짓이 도당 활동을 견인해왔는데, 대다수가 탈당을 했다. 이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중앙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와서 준비하게 됐다.

후보등록 실패는 정말 쓰라린 기억이다. 노동당에서 공직후보자가 되려면 당권자 2%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당시 당권자의 2%는 45명이었는데, 후보등록 마감이 되기 전에 45명의 추천을 모아야 했지만 40명의 추천만 모은 채로 마감 시한이 지나버렸다. 다행히 노동당 중앙당 상임집행위원회에서 특별후보로 선정해주었고, 그렇게 노동당 비례0번이 되었다.

선거 출마를 통해 주장하려는 바는 무엇인가?

한국의 선거법과 정당법이 너무 후진적이다.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정당 가입, 선거, 선거 운동을 못하고, 각종 공직선거에 출마하려면 만 25세 이상이어야 하며, 대통령 선거는 한술 더 떠 만 40세 이상이어야 출마할 수 있다. 피선거권 연령제한을 선거권 연령제한과 일치시키고, 정당가입 연령제한과 선거운동 연령제한을 폐지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들 아닌가. 정치가 청소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니 청소년도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청소년 정치인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데 향후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이번 선거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제가 만 18세 미만일 때에 치러지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다. 2022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는 제가 만 18세일 때 진행되어 선거운동도 할 수 있고, 투표도 할 수 있다. 남은 2년, 전북도당에서 활동하면서 지방선거를 준비하려고 한다. 제 소망은 전북도당에서 지방선거 후보자가 나오는 것이고, 이를 위해 출마자 조직을 해야겠다고 생각 중이다. 사실 정치인이 될 생각은 없다. 현행법 상 만 25세 미만이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도 하고, 현실정치라는 게 비용이 많이 들더라. 다만 제 주장대로 피선거권 연령 제한이 선거권 연령 제한을 따라 만 18세로 하향되고, 선거를 치를 여건이 된다면 출마하는 것도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글 : http://2-um.kr/archives/6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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