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내리 비가 오기에 짐작은 했다. 온 밭이 풀 천지가 되리라는 걸. 계속 마음이 쓰이던 고구마밭으로 가 보니! 어떡해, 어떡해에~~ㅠㅠ 고구마잎이 안 보인다. 어지간하면 웬만하면 밭에 난 풀쯤 가뿐히 외면할 수 있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못 찾겠다 꾀꼬리~♪’가 아니라, 못 참겠다 저 풀을! 고구마잎 숨 … 더 보기 →
마늘을 거두었습니다. “뿍뿍” 소리가 납니다. 뽑아내기가 꽤 힘이 듭니다. 지난해 늦가을부터 햇수로는 2년을 땅속에 있던 마늘. 여지없이 작고 작지만 두 해 걸친 생명력이 흙 묻은 뿌리부터 오롯이 묻어납니다. 올해 마늘이 유래 없는 풍년이랍니다. 참 좋은 일인데, 슬픈 뉴스가 들립니다. 마늘값이 마구 떨어져서 어쩔 수 … 더 보기 →
40일이면 자란다는, 오월 넘기면 질겨서 안 된다는 열무. 자연이 이끄는 대로 여기서 겪으며 배운 대로 유월이 오기 전 열무를 뽑고 김치를 담갔다. 그리 많이 심지는 않았는데 산골부부 두 사람 손발이 움직여도 뽑고 다듬고 씻고 절이고 무치기까지 하루가 훌쩍 지난다. 꽤 많이 힘이 든다. 김치 만드는 노동은 … 더 보기 →
<“살아남아 제 스스로 서는 것”_딸기의 ‘자립’ 그 앞에서> 딸기가 익었다, 빨갛게 곱게. 올봄 첫 딸기를 고이 입에 담는다. 짭짤하게 달큼하고 새콤한 맛, 여전하다. 변함이 없다. 텃밭에 이 딸기를 처음 심은 때가 어언 5년 가까이 흘렀나 보다. 다년생이라서 한 번 심으면 애써 돌보지 않아도 그 … 더 보기 →
마을 곳곳에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햇빛이 반짝반짝 비치는 물속에 얇은 모가 좌르륵 늘어선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참 흐뭇합니다. 구슬땀 흘리는 아주머니, 아저씨한테 반갑게 인사를 드렸어요. 열심히 손발 놀리시면서도 환하게 웃으시네요. 마을 분들이 다른 농사 거리 심을 때는 더러 힘들어 보이기도 했는데 오늘만큼은 뭔지 모를 … 더 보기 →
<콩과 나> 콩이 왔다. 노란 메주콩, 검은 서리태. 지구를 지키고 사람을 살리는, 건강한 농사를 짓는 어느 농부의 콩. 정성껏 기르고 거두어 알찬 것으로 한 알 한 알 골라내기까지, 농부의 땀과 혼이 서린 콩들을 보고 만지고 하자니 왠지 시큰하다. 한 자루 그득한 이 콩에 담긴 노동의 … 더 보기 →
<별이 빛나는 ‘밤’은 짧고 뾰족 가시 난 ‘밤’은 길다~> 새벽으로 달리는 밤이다. 낮에 본 밤이 떠오른다. 일상생활에서야 어두운 ‘밤’이든 먹는 ‘밤’이든 별 차이 없이 부르지만. 국어사전에서 이르길 별이 빛나는 ‘밤’은 짧게 뾰족 가시 난 ‘밤’은 길게 말하라 말한다. 사전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사람 몇이나 될까? … 더 보기 →
<“눈물 닦고 보라 꽃 아닌 것은 없다” _가을 호박꽃 앞에서 부르는 시 > 산골 원두막에서 앞마당까지 호박꽃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꽃은 열매를 맺고자 피어나거늘, 지금 해를 바라보는 저 노란 꽃들은 아마도 열매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혹 맺히더라도 호박으로 제 몫을 해내지는 못할 테지요. 이제는 … 더 보기 →
가을을 코앞에 둔 파란 하늘을 보면서 불쑥 떠오른 노래가 있어요. “파란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를 보았니 울타리가 없는 나라~♪” 이런저런 생각들에 젖어서는 예촌 한옥 처마 그늘 밑에 기대서 ‘파란나라’를 불렀어요. 진짜 오랜만에 읊조리는데 얼추 노랫말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대뜸 마음먹었죠. 오늘은 철탑 위로 … 더 보기 →
61일째 20미터 넘는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 선생님이 생일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이곳저곳에서 들었습니다. 노래 좋아하는 제가 가만있을 수 있나요. 어둑해진 하늘 아래 바람 소리 풀벌레 가락 반주 삼아 생일 노래 한 자락 전화기 너머로 들려드렸습니다. “오늘은 그대의 날 여기 그대를 위해 가난한 내 손으로 …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