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경제학] 시장은 어떻게 지배하는가

[을의 경제학] 시장은 어떻게 지배하는가

최저임금제의 경제학적 본질은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임금의 최저선을 노동시장 외부에서 사회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제의 의의는 임금 최저선의 결정에서 시장에 대한 사회의 우위를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한번 수립된 시장은 결코 순순히 물러서는 법이 없다. 시급으로 환산한 임금총액이 최저임금 미만인 노동자의 비중을 가리키는 최저임금 미만율을 보자.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한가위에 돌아보는 경제 성장의 의미

[을의 경제학] 한가위에 돌아보는 경제 성장의 의미

추석과 관련된 옛 기억을 더듬어보면 차례 지내는 날 마당에 모인 아이들에게 대추와 깐 밤을 한 주먹씩 쥐여주던 친척 할머니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아마도 초등 저학년 시절까지, 차례를 마치고 음식을 나눈 가깝고 먼 친척들의 수가 30~40명 정도 됐던 것 같다. 크고 작은 문중 제사에서도 집안의 먼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빈곤과 근로장려금

[을의 경제학] 빈곤과 근로장려금

근로장려금은 근로 빈곤층의 노동 의욕 고취와 빈곤 탈출을 목적으로 일정 소득 이하의 가구에 지급하는 정부의 현금 지원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근로장려금의 소득, 재산, 연령 기준이 완화되고 가구당 지급액도 대폭 늘려 현행 1조2천억원 규모가 내년부터 3조8천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이로써 근로장려금은 지출 규모에서 공공부조의 근간인 기초생활보장제와 비슷해지고, … 더 보기 →
[장흥배의 을의 경제학] 제로페이보다 신용카드업 국영화가 낫다

[장흥배의 을의 경제학] 제로페이보다 신용카드업 국영화가 낫다

‘가난하게 살기 위해서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2009년 5월18일치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는 빈곤층이 우유, 채소, 주거 등에 단위 상품당 부자들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내역과 원인을 파헤친다. 가난한 이들에게 가장 불리하고 고통스러운 상품은 무엇보다 금융이다. 만기 2주 이하의 초단기 소액대출(payday loans) 300달러의 수수료가 46.5달러이며,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자동화로부터 안전한 이들의 ‘노동 존중’

[을의 경제학] 자동화로부터 안전한 이들의 ‘노동 존중’

영국의 버트런드 러셀 경은 노동시간 단축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그는 어떤 기업이 노동자 1명당 전보다 2배 많은 핀을 생산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가정했다. 그의 지성으로는 노동시간을 대폭 줄여 일자리와 시장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마땅했다. 세상은 핀 생산 인력의 다수를 실업에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경제력 집중 해소가 재벌 갑질 최선책

[을의 경제학] 경제력 집중 해소가 재벌 갑질 최선책

경제학에서 시장경제는 등가물의 교환 시스템이다. 노동력 상품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가 고용계약을 맺기 위해서 우선 그는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했다. 이 선언은 존 로크가 1689년 ‘내 몸과 정신은 나의 소유’라는 소위 자기소유론을 담은 <통치론>을 발표함으로써 이뤄졌다. 자기소유론은 자연권으로서 사유재산의 불가침성을 전개하기 위한 개념 장치였지만, 그 효과에서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정경유착, 부패 처벌 넘어 구조를 해체해야

[을의 경제학] 정경유착, 부패 처벌 넘어 구조를 해체해야

‘정치계와 경제계가 이익을 위해 밀접한 관계를 맺음’이라는 정경유착의 사전적 풀이에는 불법이나 비리 같은 단어가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과 현대차그룹의 정경유착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힌 대목만 보더라도, 이 말이 쓰이는 맥락은 불법 또는 부패 거래를 전제한다. 노조는 “검찰은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가상화폐 대신 주권화폐를 논하자

[을의 경제학] 가상화폐 대신 주권화폐를 논하자

가상화폐 열풍에 관한 논의가 투기 규제 문제와 블록체인의 기술 가치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현행 화폐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 논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전후 자본주의를 ‘성장 기계’로 비유한다면 현행 화폐 제도는 그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 ‘저성장’ 시대에 들어섰다는 최근의 진단이 유효하다면, 고장 난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진짜 ‘세금 폭탄’이 필요하다

[을의 경제학] 진짜 ‘세금 폭탄’이 필요하다

세금을 폭탄으로 비유하는 습관이 있는 한국 보수 세력의 경제적 신념에 따르면, 절세와 탈세 사이 어디쯤에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처신은 비난보다 칭찬을 받을 일에 가깝다. 상속증여세법과 소득세법의 취지에 충실하게 세금을 몽땅 내야 했다면 그의 부동산 투자는 회피되었을 것이다. 이런 사례들이 모이면 투자, 고용, 소비 … 더 보기 →
[을의 경제학] 도시개발이익 환수제도의 재정비를

[을의 경제학] 도시개발이익 환수제도의 재정비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도시개발이익의 사유화 방지, 재건축을 이용한 부동산투기 억제 등을 목적으로 2006년 제정됐다. 재건축에 따른 초과이익의 일부를 개발부담금 형태로 국가가 환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넘은 현재까지 개발부담금이 부과된 재건축 사례는 5건뿐이고, 이 가운데 두 건은 정부 처분에 불복하는 …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