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원의 장수일기] 누가 나를 쓸모 있게 만드는가 – 열무김치를 담그며

[조혜원의 장수일기] 누가 나를 쓸모 있게 만드는가 – 열무김치를 담그며

40일이면 자란다는, 오월 넘기면 질겨서 안 된다는 열무. 자연이 이끄는 대로  여기서 겪으며 배운 대로 유월이 오기 전 열무를 뽑고 김치를 담갔다. 그리 많이 심지는 않았는데 산골부부 두 사람 손발이 움직여도 뽑고 다듬고 씻고 절이고 무치기까지 하루가 훌쩍 지난다. 꽤 많이 힘이 든다.  김치 만드는 노동은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딸기의 ‘자립’ 그 앞에서

[조혜원의 장수일기] 딸기의 ‘자립’ 그 앞에서

<“살아남아 제 스스로 서는 것”_딸기의 ‘자립’ 그 앞에서> 딸기가 익었다, 빨갛게 곱게. 올봄 첫 딸기를 고이 입에 담는다. 짭짤하게 달큼하고 새콤한 맛, 여전하다. 변함이 없다.   텃밭에 이 딸기를 처음 심은 때가 어언 5년 가까이 흘렀나 보다. 다년생이라서 한 번 심으면  애써 돌보지 않아도 그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메주, 산골살림의 새로운 시작

[조혜원의 장수일기] 메주, 산골살림의 새로운 시작

<콩과 나> 콩이 왔다. 노란 메주콩, 검은 서리태. 지구를 지키고 사람을 살리는, 건강한 농사를 짓는 어느 농부의 콩. 정성껏 기르고 거두어 알찬 것으로 한 알 한 알 골라내기까지, 농부의 땀과 혼이 서린 콩들을 보고 만지고 하자니 왠지 시큰하다. 한 자루 그득한 이 콩에 담긴 노동의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가을일기

[조혜원의 장수일기] 가을일기

<별이 빛나는 ‘밤’은 짧고 뾰족 가시 난 ‘밤’은 길다~> 새벽으로 달리는 밤이다. 낮에 본 밤이 떠오른다. 일상생활에서야 어두운 ‘밤’이든 먹는 ‘밤’이든 별 차이 없이 부르지만. 국어사전에서 이르길 별이 빛나는 ‘밤’은 짧게 뾰족 가시 난 ‘밤’은 길게 말하라 말한다. 사전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사람 몇이나 될까?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헛된 두려움 벗어던지고 내일 위해 살겠네, 나와 너 우리들의 소박한 꿈을 위하여!

[조혜원의 장수일기] 헛된 두려움 벗어던지고 내일 위해 살겠네, 나와 너 우리들의 소박한 꿈을 위하여!

강남사거리, 철탑 위 둥지에서 쓴,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의 자작시 ‘인간새’를 읽었습니다.   “투쟁해온 24년의 세월속에서 인간새로 태어난 50일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마지막 글자까지 간신히 훑고 나서는 그 글을 얼른 닫아버렸습니다. 가슴이 턱 막히는 듯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시를 쓰는 중에 아내의 전화를 받으셨다고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애틋한 동지들을 위한 노래

[조혜원의 장수일기] 애틋한 동지들을 위한 노래

“와, 밀림이 따로 없네!” 해질 녘, 참으로 오랜만에 고구마 밭에 앉으니 탄성(인지 비명일지)가 불쑥 터집니다. 멀리서는 별거 아닌 듯 보이는데 가까이 앉아서 바라보면 매서운 여름풀이 제 앉은키랑 거의 비슷하거든요. 어떤 건 넘어서기도 하고요. 그동안 풀에 가려서, 얽혀서 숨 막혔을 고구마들한테 미안하고 또 미안하기만 합니다. 밀림을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어디 아픈 데 없어요?” – 오늘도 괜찮지 않은 당신을 위한 반딧불 의원

[조혜원의 장수일기] “어디 아픈 데 없어요?” – 오늘도 괜찮지 않은 당신을 위한 반딧불 의원

두 달에 한 번 꼬박꼬박 병원에 갑니다. 혈압 약 처방 받기 위해서요. 어제 보니 약이 달랑 한 알 있더군요. 긴급 사태입니다. 혈압환자는 약이 없으면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른답니다. 냉큼 병원으로 갔어요. 다행히 화요일이네요. 제 담당 의사 선생님이 화, 목에만 진료를 하거든요. 시골 병원은 거의가 할머니,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산골의 겨울 : 호박죽과 막걸리 만들기

[조혜원의 장수일기] 산골의 겨울 : 호박죽과 막걸리 만들기

<산골혜원 1년에 딱 한 번 만든다는, ‘여자한테 좋은’ 늙은호박 죽! > 지난해 텃밭에서 딱 두 개 건진, 신데렐라 동화 속 호박마차를 꼭 닮은, 보기만 해도 흐뭇한 늙은호박. 맛나게 먹어 줄 소중한 사람들 기다리며 다용도실에 고이 모셔둔 이 호박을 가을 지나고 겨울까지 가버리기 전 바로 오늘,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겨울 산골 메주와 청국장

[조혜원의 장수일기] 겨울 산골 메주와 청국장

< 마을회의와 겹친 메주 쑤기, 부디 잘될 수 있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메주를 쑤는 날입니다. 마을회의를 하는 날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날씨는 영하 십도 안팎을 찍고 있습니다. 이른아침부터 불린 콩 큰 솥에 옮기고, 불 지핀 옆지기는 바쁘게 마을회관으로 내려갔습니다. 콩 나르고 이거저거 챙기자니 땀이 다 나네요.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김장시리즈 #2. 김장 6년차에 찾아온 김장 사춘기

[조혜원의 장수일기] 김장시리즈 #2. 김장 6년차에 찾아온 김장 사춘기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나는 왜 이 짓을, 아니 김장을 하는가!   김장이 눈앞에 다가오면 늘 낯설고 두렵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벌써 여섯 번째 하는 김장인데, 꼭 처음 하는 것처럼 겁이 났다. 11월 어느 날부터 시작한 2018년 김장. 하루도 쉼 없이 매달렸건만 무려 …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