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쉼표 하나] 마라도에서의 상념

[안식월, 쉼표 하나] 마라도에서의 상념

2020년 12월 둘째주, 결혼 20주년을 맞이하여 어렵게 찾은 제주도. 제주도에 오면 유명하다는 곳들을 먼저 찾느라 그동안 오지못했던 이곳,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방문하게 되었다. 제주도 운진항 또는 산이수동 선착장에서 배로 약 20~30분 남쪽으로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섬, 마라도. 우리는 산이수동에서 차를 주차해 두고 조그마한 여객선에 몸을 … 더 보기 →
[안식월, 쉼표 하나] 광주극장,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단관극장의 좌석들

[안식월, 쉼표 하나] 광주극장,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단관극장의 좌석들

영화 ‘라스트씬’의 이야기는 부산 국도예술관을 거쳐 나의 발걸음을 광주까지 이끌었다. 광주광역시 충장로 골목, 여기에는 영화에서 잠시 소개된 극장이 있다. 네이버지도를 따라 골목안으로 들어가 보면 곧 철거될 지도 모를 듯한 허름한 건물이 나타난다. 1935년에 광주에 조선인이 최초로 세운 극장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중 하나인 광주극장 … 더 보기 →
[안식월, 쉼표 하나] 우리가 있어야할 곳은 -부산 국도예술관과 영화의전당

[안식월, 쉼표 하나] 우리가 있어야할 곳은 -부산 국도예술관과 영화의전당

해운대의 북적북적함, 광안대교의 화려한 야경, 자갈치시장의 푸근한 비린내, 국제시장의 향수 등 여기저기 볼거리가 많은 부산. 나에게 부산의 또다른 이미지는 아시아권에서도 유명하다는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곳으로 새겨져 있다.   1996년 30여개국이 참가해 시작된 이 영화제는 2019년에는 85개국이 참가한 권위있는 국제영화제로 정착되었다. 박근혜 정권때 ‘다이빙벨’ 상영여부로 논란이 … 더 보기 →
[안식월, 쉼표 하나] 제주억새와 순천갈대

[안식월, 쉼표 하나] 제주억새와 순천갈대

안식월 12일차.. 제주 새별오름에서 만난 억새, 안식월 16일차.. 순천만에서 만난 갈대, 여기를 찾은 사람들은 이들이 만들어낸 황홀경에 매료되어, 그 아름다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듯 너도나도 이 수풀속에 뛰어들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이런 인간들의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새별오름억새와 순천만습지 갈대는 묵묵히 고개를 … 더 보기 →
[안식월, 쉼표 하나] 나혜석 생가터를 찾다

[안식월, 쉼표 하나] 나혜석 생가터를 찾다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머리, 가슴, 발끝으로 스페인 여행기를 연재하신 나희성 님이 안식월을 맞아 떠난 쉼의 기록을 적어 내려갑니다. 새 연재 “안식월, 쉼표 하나”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오랜만에 찾은 수원, 그 중에서도 가볼만한 곳은 기득권층에 휘둘려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바로 세우려던 정조와 정약용의 못다한 꿈이 … 더 보기 →
[여름 특집] 나도원의 ‘돌아·가다’ – 여름섬

[여름 특집] 나도원의 ‘돌아·가다’ – 여름섬

한국에서 휴가란 쉬기 좋은 때가 아니라 일하기 나쁜 때에 떼 지어 가야하는 것이다. 이 사진과 글은 2008년, 그런 휴가철을 거부하다 여름 끝에 다녀온 작은 섬, 그리고 어떤 사람과 이 세상에 대한 기억이다.   #1 <바닷길> 도시와 도시 바깥의 가장 큰 차이는 시야의 범위다. 별거 아닌 … 더 보기 →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6. 나무지팡이에겐 자격이 있다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6. 나무지팡이에겐 자격이 있다

조선(한국)의 옛 건축은 경관을 함께 보라 권한다. 자연과의 조화는 세계관의 반영이었고, 다시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다. 서구의 특징이 직선과 질서, 비례와 대칭처럼 통제된 아름다움이었다면 조선 건축의 특징은 곡선과 비대칭 속의 균형에 있다. 물론 다 그렇진 않다. 그리고 그런 형식, 즉 그리스 조각의 완벽한 육체도 실은 정신의 … 더 보기 →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5. 멧돼지를 부탁해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5. 멧돼지를 부탁해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이자 젊은 시절에 노동조합 활동가였고 반핵생태주의자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걸작이다. 중세를 배경으로 자연과 인간의 대결과 공존을 그린 이 작품은 무서운 재앙신이 되어 인간을 공격하는 멧돼지 이야기로 시작한다.   멧돼지의 도시 출몰과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자주 보도된다. 겨울이 되면 도미노처럼 멧돼지가 … 더 보기 →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4. 고양이 액션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4. 고양이 액션

서둘러 기억의 길로 돌아·가야 한다. 감기에 걸려 며칠 동안 맹렬히 기침을 한 덕에 단련된 복근을 뿌듯해할 시간이 없다. 나뭇가지가 팔에 얹고 있다 흩뿌리는 눈을 얼굴로 맞으니 정신이 든다. 낙엽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는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을과 달리 겨울은 어떤 소리를 더 크게 들리도록 … 더 보기 →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3. 매미는 어쩌다 매미가 되었나

[돌아 · 가다 – 견성암 가는 길] #3. 매미는 어쩌다 매미가 되었나

주말 밤 도시의 아름다움에 취한 사람들은 선행을 감추려 으슥한 골목을 찾아 비둘기모이를 뿌리곤 한다. 술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묘약임을 확인하기도 하지만(술의 신 바쿠스는 쾌락과 다산의 신이기도 하다는 사실!), 대개는 방금 전까지 다음날이면 기억하지도 못할 말을 떠들며 술을 마신 청춘들이다. 아침에는 간밤의 음주를 후회하며 한껏 우울해하다가 이내 …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