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일군 일터를 합당한 이유도 없고 상인들과의 합의도 없이 일방적인 자본의 횡포와 재벌 중심의 재건축 논리 그리고 자본의 이익에만 복무하려는 서울시의 태도에 임차상인들은 동서울터미널 임차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2년 여를 투쟁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홍보미디어기획단에서 동서울터미널 임차상인분들이 눈물을 흘리며 투쟁하는 이유를 영상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영상과 함께 상인들의 인터뷰를 제외한 나레이션 전문을 함께 게재합니다.

 


 

<동서울터미널의 눈물>
– 재벌 중심 재건축, “그냥 장사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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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이곳, 어쩐 일인지 소란스럽습니다.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절박한 표정들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작은 규모입니다.
도대체 여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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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준으로 노선수 207개, 운행대수 1,120대, 운행회수 1,795회… 서울에 있는 모든 버스터미널 중에서 물동량이 가장 많은 곳,
하루 평균이용객은 24,550명,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이어 2위,
입점 업체수가 41개로 터미널 중에서 가장 많은 곳,
30년 동안 서울 한 쪽 허파 몫을 해온 곳이자 한국 교통의 한 축을 담당해온 곳,

여기는 동서울터미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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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갑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더 힘들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더 큰 고민이 있습니다.

동서울터미널의 건물주는 한진중공업입니다.
상인들이 한진중공업과 써온 계약서에는 1년에 4일 이상 쉴 수 없고, 단체 조직과 집단행동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런 계약서에 언젠가 재건축을 한다는 내용이, 언제나처럼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이, 남몰래 재건축 계획이 진행됩니다.
한진중공업은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동서울피에프비(PFV)를 만듭니다. 지분 85%는 신세계프라퍼티의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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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 상인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다른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그냥 여기에서 장사하게 해달라고…
대기업 재벌은 다들 이득만 챙기려 합니다. 관료들은 서로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기성정치인들은 역시나 나 몰라라 합니다.
지금 위기에 처한 사람들 곁에 누가 있어줘야 할까요.
아니, 미래의 우리 곁엔 누가 있어야 할까요.

재건축 재개발에 밀려나는 사람들, 개발독재시대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노량진수산시장, 인덕마을, 토지난민들, 그리고 이름도 없이 쫓겨나 사라진 사람들… 21세기, 자본독재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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