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원의 장수일기] ‘심지 않은 풀’과 대파 뽑기

[조혜원의 장수일기] ‘심지 않은 풀’과 대파 뽑기

  어제오늘 오랜만에 밭으로 나갔습니다. 예상보다 ‘심지 않은’ 풀이 아주 많네요. 부직포 깔아둔 고랑에도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비름, 쇠비름이 아주 강세입니다!     땅 위로 넓게 퍼져 자라는 통통한 쇠비름은 쑥쑥 잘 뽑힙니다. 한때는 쇠비름 좍 거두어서 청으로 담기도 했어요. 그냥 먹지는 않고요. 조림 반찬 만들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얻은 것에 대하여, 산골 낭만에 대하여!

[조혜원의 장수일기] 얻은 것에 대하여, 산골 낭만에 대하여!

  감자 밭을 매고자 호미를 들었습니다.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이런 시, 이런 노래가 있죠. 작은 텃밭에 돋아난 온갖 풀들, 그 이름 잘 모를지언정 잡초라는 한 낱말로 묶어버리기엔 너무 부끄럽습니다. 어디에 피었든, 자랐든 참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들이니까요.     긴 겨울 버티고 이겨낸 풀들을, 바라보는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온 우주를 준대도 바꿀 수 없는 냉잇국!

[조혜원의 장수일기] 온 우주를 준대도 바꿀 수 없는 냉잇국!

개구리가 하도 울어 대기에 봄이 오는구나, 싶었다. 무심코 바라본 텃밭에 “우와~ 냉이다!” 이 산골짜기에 참말로 봄은 오고야 만 것이었다. 봄을 알리는 향긋한 풀, 봄나물의 대명사 냉이. 나는 눈으로 보고 감탄만 했건만 옆지기 농부님은 캐고 씻고 바지런하게 손을 움직이시네.   캐는 건 금방인데 다듬기는 참말 오래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메주를 띄우며

[조혜원의 장수일기] 메주를 띄우며

겨우내 메주를 말렸다. 마당에서도 햇볕이 가장 따사로운 자리에서. 꾸덕꾸덕 단단히 마른 메주를 이불 겹겹이 싸서 뜨뜻한 아랫목에 띄웠다. 일주일을 넘기니 메주 곰팡이가 구석구석 잘 피었다. 이만하면 될 것 같다. 다시 겨울 하늘 아래 메주를 맡긴다. 장 담그기 전까지 햇살과 바람과 밤이슬까지 메주한테 힘이 돼 주길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호박같은 내 마음 + 마늘만이 아는 이야기

[조혜원의 장수일기] 호박같은 내 마음 + 마늘만이 아는 이야기

  지난해 거둔 늙은호박 하나가 있다. 조금 울퉁불퉁하긴 해도 단단하고 묵직했다. 호박죽 잘 먹을 누군가 오면 그때 먹어야지, 하고는 다용도실에 그저 모셔(?)만 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보았다. 호박 한 귀퉁이가 스멀스멀 썩어 있는 모습을. ‘아이쿠야!’ 다른 때 같았으면 썩은 부분 얼른 도려내고 살아남은 곳이라도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귀한 먹을거리, 울퉁불퉁 뚱딴지!

[조혜원의 장수일기] 귀한 먹을거리, 울퉁불퉁 뚱딴지!

비탈진 텃밭으로 뚱딴지(돼지감자) 캐러 나간 옆지기가 하도 안 돌아오기에 나가 봅니다. 호미에, 삽에, 세발창에, 약초 캐는 갈고랑이까지! .온갖 농기구를 쥐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마디 외치네요. “거의 유적 발굴하는 수준이야!” 잠시 땀 식히는 옆지기한테 ‘유적 발굴’ 사연을 듣자 하니, 이렇습니다. 장독대 있는 곳까지 뚱딴지가 번졌는데 그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시시하거나 특별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_산골 농부 서정홍의 ‘그대로 둔다’

[조혜원의 장수일기] 시시하거나 특별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_산골 농부 서정홍의 ‘그대로 둔다’

<“시시하거나 특별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_산골 농부 서정홍의 ‘그대로 둔다’> 길을 찾아 헤매다 산골 농부가 되었다는 서정홍의 시집, <그대로 둔다>. 천천히, 느리게 보았습니다. 찬찬히, 마음에 담았습니다. 어제와 같은 길이지만 어제와 다르고 어제와 다른 길이지만 어제와 같은 길을 나는 걷는다 시시하거나 특별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길’이라는 시를 만났을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밤으로 밥 먹고, 잼 먹고 건강하게 살찌는 가을

[조혜원의 장수일기] 밤으로 밥 먹고, 잼 먹고 건강하게 살찌는 가을

가까운 산에 올라 밤을 주워서 씻고는 햇볕에 말린다. 며칠 그렇게 두면 밤맛이 조금 더 달콤하고 고소해진다. 적당히 마른 밤을 찐다. 밤 가위로 반 가른 다음 숟가락으로 밤 속을 하나하나 파낸다.   구수하게 노란 밤 속을 공기에 수북이 담아서 한 끼쯤은 밥 대신 먹는다. 간식으로만 먹기엔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마지막 여름이 준 선물, 고구마줄거리 반찬

[조혜원의 장수일기] 마지막 여름이 준 선물, 고구마줄거리 반찬

여름이 끝나는 게 아쉬워서인지 모기들이 참말로 극성이다. 봄부터 말려 둔 쑥으로 모깃불을 피워 놓고 올여름 들어 처음으로 고구마줄거리를 다듬었다. 산골살림 하면서 뭐랄까, 가장 하기 싫은 일 가운데 손꼽히는 게 바로 이 일. 일 년 만에 해서 그런가, 괜스레 반갑다. 껍질 삭삭 벗겨 내는 손맛도 괜찮고. … 더 보기 →
[조혜원의 장수일기] 장마특집 #2. 콩 싹은 자라고 우울한 싹은 시들고_텃밭으로 튀기!

[조혜원의 장수일기] 장마특집 #2. 콩 싹은 자라고 우울한 싹은 시들고_텃밭으로 튀기!

<콩 싹은 자라고 우울한 싹은 시들고_텃밭으로 튀기!> 저녁 먹고는 해야 할 일을 위해 책상에 앉으려던 생각을 접고 무작정 밭으로 나갔다. 어머나~ 콩밭에 콩잎이 활짝 피었다. 콩 싹 자라는 모습에 내 안에 어물쩍거리던 우울한 싹도 슬그머니 시들 것 같은 기분이다. 기왕 나왔으니 호미 들고 밭매기 시작. …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