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죄인인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도가 눈 감는 사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도가 2020년 12월 25일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까? 어딘가에 커다란 구멍이 있는 건 아닐까?

며칠 전 지하철에서 페트병의 겉 비닐 라벨을 뜯어 분리배출 하는 사람을 보았다.

‘아, 나도 저렇게 해야 했는데…’, 죄책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이런 순간을 맞닥뜨리면, 그 순간 죄인처럼 느껴지곤 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에 동참하자는 이 캠페인, 모두가 선량해지자는 이 캠페인이 역설적으로 나를 죄인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누가 죄인인가?

2019년 생수시장 빅3의 시장점유율은 삼다수 39.9%, 아이시스 13.8%, 백산수 8.8% 순이다. 제주 삼다수와 롯데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빅3가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한다.

삼다수가 2018년에 증설한 L5라인은 삼다수 500ml 전용으로 분당 1,270병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생산속도를 자랑한다. 500ml 기준 164억 병. 국내 생수업계 1위 제주삼다수가 지난 20년 동안 판매한 페트병이다.

누가 죄인인가? 1년 평균, 500ml 기준으로 8억 2천 병을 이 세상에 내놓은 회사는 죄인이 아닌가?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 그런데 하루 225만 병을 만들어내는 업계 1위 생수회사가 세상에 내놓은 페트병 중 얼마나 회수하는지, 회수한 비율만큼 페트병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하는지,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

먹는 샘물 장사 때문에 제주도 지하수가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실제로 2014년, 제주도 지하수위가 2m 이상 내려간 것으로 발표되었다.

누가 죄인인가? 한 번쯤, 따져보고 죄책감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가 시행 중이지만 환경오염 대응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시판 생수를 과소비하는 자본주의 소비문화는 여전하다.

플라스틱, 수질오염, 미세먼지, 기후변화, 핵발전ᆢ 자본주의가 불러온 환경재앙은 이렇게 소비자에게 책임을 묻는 캠페인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어쩐지 투명 페트병 캠페인은 강요하는 것 같다. 소비자가 죄인이라고, 제대로 분리배출 하지 않은 사람들 탓이라고. 그런데, 아무리 깨끗한 물을 길어와 열심히 부어도, 독 밑바닥이 깨져있다면?

과연 누가, 진짜 죄인인가?

공동기획‧제작

노동당 생태평화위원회, 노동당 홍보미디어기획단

 

생태사회주의,

노동당이 앞장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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