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하순, 후덥지근한 날씨에 하늘 역기저기 회색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걸 보니 기상예보대로 국지성 소나기가 내릴 모양새다. 오후 늦은 시간 충주호 청풍대교 옆 망월산을 찾았다. 네비를 치고 청풍대교 남단에 위치한 망월산 입구에 도착했다.

예전 대교 건너는 도로를 따라 갔더니 막혀있고, 망월산으로 오르는 입구 역시 철조망이 쳐져 있다. 군사시설인지 사유지인지 알 수 없다. 결국 돌아서서 조금 나온 뒤 산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정식 등산로가 없어 산나물을 뜯기 위해 다니던 사람들 발자취를 따라 무작정 올랐다.

최근 몇 차례 유명하지 않은 산을 다녀서 산은 높지 않은 데 등산로가 제대로 없어 험난한 등산을 하고 있다. 등산로가 없으면 수풀이나 덤불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가시에 찔리거나 나뭇가지에 걸리기도 한다. 숲에 가려져 주변 경관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얼마를 오르다 보니 등산로를 만난다.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니 정상이다. 나뭇가지에 가려 청풍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약간의 비가 내려 바닥과 풀섶에 물기가 서려 있다. 준비해간 냉커피를 마시고 나니 더위가 가신다.

그리고 준비해간 투쟁지지 인증샷을 찍는다. 타결된 장기 투쟁사업장이 있어 인증샷 내용이 줄어드는가 했는데 노년노동자 최저임금이나 헌법 위반한 5인미만 사업장 배제 법률 등 내용이 추가되어 다시 늘어났다.

다시 등산로를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중턱에서부터 산복숭아가 많이 달려 있다. 산딸기도 붉게 익고 있다. 청풍로로 하산한 뒤 청풍대교를 바라보며 인증샷도 다시 찍으며 휴식을 취한다. 그 후 청풍대교를 건너 석양을 등지고 충주호를 따라 옥순대교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한다.

굽이굽이 산이다. 충주댐 건설 후 골짜기마다 물이 들어차 호수를 이루고 있다. 한참을 달리다 단양쪽으로 방향을 틀어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제천평택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저녁 먹을 시간이라 천등산 휴게소에 들러 차 안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는다. 텃밭에서 키운 상추를 준비해 갔는데 휴게소 주차장 차 안에서 먹는 상추쌈이 제 맛이다. ■

 

Comment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