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부록 1” -교육 아마를 하며 알게 되는 것들

 

 

 

가족보다 멀고, 이웃보다 가까운 사람들이
공동육아를 꾸려가며 겪는 좌충우돌이야기

매주 목요일에 연재됩니다.

 

 

오로지 내 아이를 잘 기르겠다는 일념으로 부모라는 이름의 천차만별 ‘어른이들’이 모였다. 가족보다 멀고 이웃보다 가까운 사람들이 공동체를 꾸려가며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들. 때로는 낯 뜨겁고 이기적이며, 때로는 용기 있고 어리숙한 내 안의 진짜 모습들이 드러나는 곳. 지금 어른이들의 등원이 시작된다. 웰컴! 공동육아!

 

 


-맛단지 아마와 청소 아마

 

나는 오늘도 이 글을 쓰기 전 밥을 해 먹고, 빨래를 돌렸다. 글을 쓴 후에는 청소기를 돌리고 마른빨래를 개고 또 밥을 지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늘 집에서 하는 일들이다. 이 평범하고 귀찮은 살림 노동은 어쩌면 집주인의 숙명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손님은 집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밥도 주인이 차려준 밥을 먹는다. 나는 공동육아에 들어온 후 정기적으로 맛단지 아마와 청소 아마 순번이 되면 스무명 가까운 아이들에게 밥을 해 먹이고, 부지런히 터전을 치우고 닦았다. 어린이집을 ‘터전’이라 부르며 이런 노동을 기꺼이 하는 사람들도 가끔은 ‘나도 손님이고 싶다~’할 만큼 쉽지 않은 일들이다. 그러나 그 중심에 아이들을 두고 마을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움직인다.

 


# 맛단지 아마일지

아마(공동육아에서 아빠+엄마를 부르는 말)들과 얘기하다 보면 <교육 아마가 낫다 vs 맛단지 아마가 낫다>로 취향이 나뉘곤 한다. “아이들이랑 하루 종일 노느니 차라리 혼자 부엌에서 밥 하는 게 속 편해요.” 라고 많은 아마들이 얘기하지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혼자 부엌을 컨트롤하며 이십 인분의 끼니를 책임지는 일이 훨씬 어렵다. 평소에도 ‘살림 시간은 최소한으로!’가 모토일만큼 요리를 포함한 가사노동을 즐기지 못한다.

 

첫 맛단지 아마를 하러 가던 날, 거북이가 축 쳐진 내 등 뒤로 외친 격려의 말은 이러했다. “괜찮아. 맛없으면 집에 가서 저녁밥을 더 잘 먹겠지! 정 안 되겠으면 자장면 배달시켜.” 자장면이라니…. 자존심이 상했지만 왠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반박할 수가 없었다. 대신 거북이를 노려본 후 묵직한 한마디를 던지고 터전으로 향했다.

 

“다음번 맛단지 아마는 당신 차례야.”

 

<오전 간식과 차 마시기>

터전에 도착하니 봄이(어린이집 교사)가 오늘 오전에는 ‘차 마시기’가 있다고 알려준다. 한 평 남짓한 부엌에 들어가 앞치마를 두른다. 이곳이 오늘 나의 일터다. 일단 주전자 가득 찻물을 올려두고 오전 간식인 사과를 꺼낸다. 부엌 창문에 붙여놓은 A4용지 두장에 작은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인절미(음식을 만들어 주시는 맛단지 선생님)가 적어 놓으신 오늘의 식단 레시피다.

 

오전 간식 – 사과는 깨끗이 씻어 껍질을 깎지 말고 나누어 주세요.

 

사과를 꺼내 뽀득뽀득 씻고 있는데 아이들이 하나, 둘 등원하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부엌으로 들이민다. “두루미, 오늘 맛단지야? 와~ 맛있겠다.” “응. 두루미가 맛있게 해 볼게!!” 아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파이팅을 다져본다. 아이들이 빨간 사과를 아삭아삭 먹는 동안 나는 끓인 물을 식히고 찻 주전자에 옮겨 담아 작두콩을 우린다. 은은하게 퍼지는 풋풋하고 구수한 냄새. 긴장되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다.

 

자그마한 찻잔들과 함께 차를 들고 방으로 들어간다. 커튼이 쳐져 약간 어두운 방 안에 동그랗게 책상을 붙이고 아이들이 둘러앉아 있다. 책상 한가운데에는 촛불이 켜져 있고 그 주위를 나뭇잎과 꽃잎, 솔방울들로 아름답게 장식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나같이 차분하고 조용한 모습이다.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이면 아침시간 차를 마시며 숨을 고른다. 어떤 의식 같은 이 시간에 아이들은 의외로 잘 녹아든다.

 

“얘들아, 오늘 터전에 누가 오셨지?”

“두루미~”

“그래, 오늘 두루미가 우리 맛있는 밥을 해주러 오셨어. 그리고 오늘 마실 차는 작두콩이라는 차야. 이걸 마시면 코가 아프거나 불편할 때에도 편안해질 수 있어. 우리 마셔볼까?”

 

나는 아이들 찻잔에 차를 따라 주려고 일어서다 주춤한다.

 

“봄이~ 오늘은 은이가 차 따라줄 차례야.”

“그래, 은이야 할 수 있겠어?”

 

터전 막내인 은이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일어선다. 나는 들고 있던 차 주전자를 은이이게 주었다. 조심조심 은이가 차를 따르고, 조용조용 친구들은 차를 받는다.

 

“잘했어 은이야, 고마워.”

 

봄이의 말에 은이가 볼을 붉히며 환하게 웃는다.

 

“자 이제 냄새를 맡아볼 거야.”

 

아이들이 찻잔에 코를 대고 향기를 맡고, 호록 호록 차를 마시기 시작한다. 나는 조용히 방을 빠져나와 큰 대야에 아이들이 가져다 놓은 사과 그릇과 포크를 들고 가 설거지를 한 후, 처음부터 다시 오늘의 메뉴 요리법을 정독한다.

 

 

한번 해보자!

 


<전쟁 같은 점심식사>

 

막상 냉동실에서 벽돌 같이 딱딱하게 언 돼지고기 덩어리를 꺼내 놓고 보니 한숨부터 나오다. 콩나물 두 봉지, 소금기 가득한 미역줄기와 큰…. 아주 큰 냄비들을 둘러본다. 아이들은 지금 막 나들이를 나갔고, 이 공간 안에는 오로지 나만 있다. 두 시간 안에 모든 걸 끝내야만 한다.

 

‘일단 저 돌덩이, 돌덩이를 삶아야 해!’

 

물에 된장을 풀고 파, 양파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고기와 함께 끓인다. 다음은 콩나물국. 콩나물 뿌리를 하나하나 다듬기 시작했다. 콩나물 두 봉지를 다듬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마음이 점점 급해진다. 아이들 식판과 식기들을 꺼내 놓고 밥을 올렸을 뿐인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미역줄기를 씻어 기름을 두른 팬에 올린 후, 콩나물 국에 간을 하고 맛을 본다. ‘아…. 이 공허한 맛…. 이럴 줄 알고 비장의 무기를 준비해왔지.’ 의기양양하게 조그만 반찬통에 담아 온 새우젓을 꺼내 두 숟가락 넣는다. 맛있다! 자신감이 올라가는 맛이 난다. 그 사이 미역줄기가 너무 졸았다. 짜고 질기다. 자신감 그래프가 또다시 롤러코스터를 타고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다.

 

“맛이 없으면 설탕을 좀 들이부어!”

 

통통의 조언에 혀를 차며 비웃던 기억이 번뜩 난다. 물을 붓고 달달 볶은 후 설탕 한 스푼을 추가한다. 인절미가 알려준 정직하고 건강한 레시피는 이미 안중에 없고 각종 조미료와 소생술로 간신히 음식들을 살려내고 있다.

 

‘수육은?’

 

잊고 있던 돌덩어리가 생각난다. ‘제발….’ 떨리는 마음으로 뚜껑을 열자 모락모락 뜨거운 김이 빠져나간 자리에 회색빛 고기가 제법 수육답게 앉아 있다. ‘다 익었을까?’ 아직 확신이 없지만 시계를 보니 조바심이 난다. 얼른 꺼내 한소끔 식히는 동안 국과 반찬, 밥들을 모두 담아낸다. 많은 양이라 세팅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두루미~~ 우리 왔어~” “음~ 맛있는 냄새난다.” 아이들이 뛰어 들어오며 코를 벌름거린다. 마지막으로 수육을 썰기 시작한다. ‘아…. 좀 퍽퍽한데… 더 익힐까?’ 아이들은 이미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있다. 안 되겠다. 퍽퍽한 수육이 마음에 무척 걸리지만 도리가 없다. 식사가 시작되었다.

 

“음~ 두루미 콩나물 국이 제 입에 딱 맞아요. 맛있네요.”

 

봄이의 말을 들으면서도 내 눈은 줄곧 수육에 가 있다. 그나마 야들야들한 부위는 아이들 그릇에 담고 부득이하게 가장 퍽퍽한 부위들이 선생님들 그릇에 담겨 있다. ‘잠깐 왜 수육에서 핑크빛이 돌지?’ 생각하고 있는데 봄이가 한 점 집어 입에 넣으신다. 꼭꼭 씹는다. 그리고는 말이 없다. 계속 아무 말이 없다. ‘뱉으셔도 돼요….’라고 마음속으로 읊조리며 그러실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드린다. 아이들 그릇을 둘러보아도…. 수육은 잘 줄지 않는다.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굳이 더 먹어보라 권하지는 않으신다. 거북이의 말이 저주처럼 귓가를 맴돈다.

 

‘저녁밥을 더 잘 먹겠지…. 더 잘 먹겠지…잘 먹겠지….’

 

 

<설거지의 산, 그리고 오후 간식>

 

일단은 큰 산 하나를 넘었다고 생각하니 온 몸의 긴장이 풀렸다. 산처럼 쌓인 설거지 더미가 보이지만…. 괜찮다. ‘저건 실패 할리 없잖아?’ 위로하며 둘러보니…. 싱크대 가득 담긴 그릇은 물론, 가스레인지 위 냄비와 프라이팬들, 바구니 가득 담긴 식기와 컵들까지…. 어디서 저렇게 많은 그릇들이 다 나왔나 싶다. 수육을 삶은 기름기가 여기저기 묻은 그릇들을 거품이 잘 나지 않는 친환경 세제로 박박 닦고 있으려니 답답함에 성질이 날 것 같다. 티포트에 물을 끓여 부어가며 닦고 헹구고 정리하고 닦고 헹구고 정리하며 몇 번에 걸친 설거지를 마쳤다. “에구구구 허리야.”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터져 나오는 감탄구. 선생님들이 어서 와 쉬라고 부르신다. 염치 불구하고 바닥에 등을 댄다. 천장을 쳐다보며 오늘 저녁은 무조건 외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거북이에게 문자가 왔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보지 않아도 다 안다는 말투. 분하다.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동안에는 오후 간식을 준비한다. 대망의 오후 간식은 잡채다. 잡채라니…. 그건 명절이나 일 년에 한 번 잔칫날 같은 때 먹는 거 아닌가? 커다란 잡채 다라 옆에 앉아 간을 봐드린 적은 있지만 잡채를 만들어 본 적은 없다. 인생 첫 잡채를 이렇게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당면을 물에 불려두고 읽었던 레시피를 또 한 번 읽어보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분명 한글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을 때(동의어로 엄두가 안 날 때, 살다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가 있다) 필요한 건 ‘엄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잡채 만드는 법을 물어보았다.

 

“에이, 그거 별로 안 어려워~ 물 자작하게 넣고 끓여서 면만 빼놓고, 채소들은 기름 두르고 살짝 볶으면 돼~ 너무 풀 죽지 않게, 아삭아삭하게~ 소금도 간간하게 넣고, 아! 따로 볶아야 해~ 채소들 다 섞지 말고 알록달록하게…. 뭐? 간장? 그건 자박하게 두르고 달큼하게 끓여가지고….”

 

엄마 말은 더 모르겠다. 자작하게, 아삭아삭, 간간하게, 자박하게, 달큼하게…. 그런 수식어들이 열 번 정도 더 등장한 후 엄마는 ‘잘할 거야~’ 하고는 산뜻하게 전화를 끊었다.

 

‘오늘의 아픈 손가락은 수육, 딱 거기까지다!’ 불은 당면을 노려보며 나는 소매를 올려 부쳤다. 당면을 탱글탱글하게 데치고, 당근도 시금치도 알록달록, 아삭아삭하게 따로 볶아 놓았다. 이제 간장을 졸이고 무치기만 하면 되는데…. 아무리 해도 잡채 색깔이 내가 알던 그 색깔이 안 나온다. 아무리 간장을 넣어도 투명한 면발. 자꾸만 간장을 붓는다. ‘여기서 더 넣으면 짤 텐데….’ 결정을 해야 할 순간이다. 맛이냐? 비주얼이냐? 과감히 비주얼을 포기하기로 한다. 아이들에게 잡채를 담아주고 애써 모르는 척 앉아 있는데 안킬로의 목소리가 뒤통수를 때린다.

 

“두루미~ 잡채 색깔이 투명해.”

“그래도 맛있다!”

“맞아. 투명해서 예쁜데 맛있다.”

 

맛있다니…. 고마워 눈물이 날 것 같다. 아이들은 투명하게 예쁜 잡채를 싹싹 바닥까지 비웠다. 빈그릇을 닦는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잡채 그까짓 거 별거 아니네.

 

# 청소 아마일지

 

거북이와 나는 토요일 아침에 청소하는 걸 선호한다. 주말이 시작되는 아침 얼른 일을 끝내 놓고 나머지 시간에는 후련한 마음으로 쉬고 싶어서다. 우선 거북이가 먼저 간단히 아침을 먹고 터전으로 떠나면, 나는 아이들이 일어나는 대로 아침밥을 먹이고, 긴 만화 영화 한 편을 골라 켜주고는 간식과 비상 휴대폰을 남겨두고 터전으로 간다.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에는 친정이나 이웃 조합원 집에 아이들을 맡겨두곤 했었다.

 

터전에 도착하니 거북이가 혼자 있는 한 시간 남짓동안 부지런히 치우고 청소기를 돌리고 있다. 이제 내가 합류해 속도를 배가 시켜야 한다. 먼저 바지를 둘둘 말아 올리고 양말을 벗는다. 양쪽 화장실이 내 담당이다. 작은 화장실 안에 매트가 깔려 있고, 큰 변기, 여아용 작은 변기, 남아용 작은 변기가 순서대로 놓여 있다. 일단 화장실에 걸린 타월들을 모두 걷어 세탁기에 넣고 돌린 후 매트까지 싹 다 들어낸다. 세면대, 변기, 바닥까지 구석구석 윤이 나게 닦고 물기를 말리면 한 시간이 또 훌쩍 가 있다.

 

보글보글 하수구와 양치컵을 소독할 물을 끓이고 있으려니 커피가 먹고 싶다. 믹스 커피 한 봉을 뜯어 놓고 하수구에 끓는 물을 붓는다. 이번엔 커피를 들고 아이들 바구니를 놔두는 선반으로 간다. 청소 시간 중 유일하게 재미있는 시간이다. ‘오늘은 또 뭐가 나오려나….’ 아이들 하나하나의 상징인 꽃, 나무, 나비, 해 등등 그림들이 그려진 바구니를 꺼내 먼지를 털어낸다. 바구니마다 나들이 기념품 매장이라도 들린 것 같은 물건들이 속속 담겨있다. 솔방울, 나뭇가지, 돌멩이, 이름 모를 열매와 곤충 껍데기;;; 나는 솔솔 먼지만 털어내고 보물들을 가만히 남겨둔다. 찢어진 종이조각이나 뭉쳐둔 종이조각 하나도 함부로 버려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지난 벼룩시장에서 뭉친 색종이 조각 같은 걸 서로 사고파는 걸 보며 그것들이 그들의 세계에서 귀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별이의 바구니에는 엄마의 회색 티셔츠가 담겨 있다. 씩씩한 별이는 잠이 쏟아질 때면 아기처럼 엄지손가락을 쌕쌕 빨며 이 티셔츠를 꺼내오곤 한다. 세하의 바구니를 청소할 때에는 심호흡을 한 번 한다. 곤충을 좋아하는 세하의 바구니는…. 작은 표본실 같다. 매미의 껍질, 마른 지렁이, 각종 곤충들을 그려놓은 종이조각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 바구니엔 공룡그림, 저 바구니엔 크고 작은 딱지들, 주먹만 한 돌덩어리를 발견하고는 웃음이 터져버린다.

 

다음은 책꽂이. ‘어디 보자~ 제일 인기 있는 책이….’ 딱 봐도 책등이 너덜너덜하고 책장마다 손 때가 묻은 가장 낡은 녀석이 아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을 것이다. 역시 팥죽할멈과 호랑이의 인기는 강력하다. 여기저기 테이프를 붙이고 정성껏 수선해 놓았지만 단풍잎 같은 작은 손들이 스쳐 지나간 흔적은 고스란히 책 한 권에 담겨있다.

 

‘사는 곳이 그 사람을 말해준다.’

 

는 말처럼 구석구석에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새근거림이, 웃고, 우는 모습들이 스며들어 있다. 수고스럽고 귀찮은 일이지만 직접 하면서 얻게 되는 것들은 분명히 있다. 그건 참 보물 같은 경험이다. 마지막으로 거북이와 분리수거를 하고 문단속을 한다. 현관문 앞에 서서 정갈해진 터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좋다. 어떤 날은 푸르르고, 어떤 날은 청명하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엔 그냥 가기가 왠지 아쉬워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문지기처럼 세워둔다.

 

청소를 한다는 건 마음을 쏟는 일임이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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