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겨울 #13] 슬픈 독백이 없는 곳

[그 해 겨울 #13] 슬픈 독백이 없는 곳

슬픈 독백이 없는 곳 얼마 전 안과에서 ‘안검하수’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드 렌즈 착용이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아니 그 정도인가, 하다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려 보니 납득이 됐다. 나는 두툼한 두덩에 눈이 처진 꼴이 아버지를 꼭 닮았다. 물려받지 않았으면 좋았을 법도 하다. 이마 근육을 움직여야 … 더 보기 →
[그 해 겨울 #12] 뻬쩨르

[그 해 겨울 #12] 뻬쩨르

뻬쩨르 우리는 생각보다도 넓은 땅을 휘저었다. 동시베리아의 설원이나 바이칼 반대편 산맥을 지켜볼 때는 잘 몰랐다. 대륙의 규모를 실감케 해 준 것은 공항에 내릴 때마다 휙휙 바뀌는 날씨였다. 블라디보스톡에서는 눈보라를 맞았지만 바이칼에서는 시리도록 푸른 햇빛을 쬈고, 모스크바에서는 재색 하늘에 질렸다. 그리고 한 시간 반 만에 …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