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택시자본 카르텔을 고발한 방영환 열사

 

글 – 건수 (노동당 경기도당 집행위원)

 

윤석열 정권은 스스로를 반카르텔 정권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웃기는 것은 진짜 카르텔이 뭔지도 모르는 듯, 자신에 반대하는 이들을 카르텔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 외에는 하는 게 없다는 것이다. 노동조합도 카르텔이고, 언론도 카르텔이고, 시민사회단체도 카르텔이란다.

 

카르텔의 뜻은 담합이고, 담합은 서로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집단을 이루어 타집단과 배타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모든 사회적 존재는 다른 사회적 존재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으니, 살아남기 위해서 담합은 때론 필수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흔히 카르텔을 말할 때 부정적인 어감이 든다. 왜 그럴까? 그것은 카르텔이 취하고자 하는 자신의 배타적인 이익이 사회적 부를 갈취할 때가 많기 때문에 그렇다.

 

노동조합이, 언론이, 시민사회단체가 카르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나름 맺는 사회적 연대가 때론 담합의 형태를 띤다고 하여도 사회적 부를 갈취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카르텔 딱지를 붙이는 것은 과잉이다.

 

더욱 문제는 진짜 카르텔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검찰의 유착관계는 대통령 본인이 제일 잘 알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기업의 비리뿐만 아니라, 사업장에서의 불법행위에 침묵하며 대기업으로부터 엄청난 상납을 받는 비리검찰의 현실을 논하지 않고 카르텔을 입에 올릴 순 없을 것이다.

 

 

최근 당원 방영환 동지가 택시 현장 완전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며 분신하고, 11일간의 사투 끝에 지난 6일 끝내 운명했다. 완전월급제는 이미 법적으로 보장된 정당한 권리임에도 사업주는 대놓고 노동자들에게 사납금제를 포함한 근로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영환 열사는 사납금제가 포함된 근로계약을 거부했으나, 주 40시간이 넘는 노동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하루 3시간 30분만 산정해 월 100만원도 되지 않는 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어떻게 택시사업주는 불법적 근로계약을 노동자에게 당당히 요구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택시사업주 뒤에 불법을 비호하는 지자체와 사법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방영환 동지가 일하는 해성운수의 사장은 택시 회사를 18개나 소유하고 있고, 그 일가는 호텔 등의 다른 사업도 관장하고 있는 대자본가이다. 택시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대자본가는 지역유지가 되어 정치와 결탁하고, 다시 사법권력을 타고 올라가 불법을 비호받고 있다. 택시노동자의 고혈을 짜 얻은 돈도 이 루트로 타고 올라간다.

 

윤석열과 오세훈은 이를 몰랐을까.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택시현장 완전월급제 시행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서울시가 이것을 몰랐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또한 방영환 열사는 자신이 당한 불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정과 고발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억울한 노동자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반카르텔이니, 약자와의 동행이니 위선을 이어간 윤석열과 오세훈이 사실상 열사의 분신을 조장한 것이다. 노동자의 피와 땀을 갈취하기 위해 맺어진 카르텔이 열사의 죽음을 조장한 것이다. 노동자는, 시민은 카르텔을 맺지 않고 연대한다. 저 카르텔을 무너뜨리기 위해 방영환 열사의 정신을 기억하고, 연대하고 투쟁하자. ■

 

 

 

Comment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