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올려다 보며” -2021년 6월 23일

[포토에세이] “올려다 보며” -2021년 6월 23일

  10시 30분 성북구 돈암동   보통 이르기를 높은 곳이 밝고 낮은 곳이 어둡다 합니다. 하지만 돈암동 주택가는 후미지고 어두운 언덕배기 집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바깥세상으로 내려가는 길이 오히려 유쾌합니다. 그러나 과외선생으로 출근하는 것은 다른 노동에 비하여 아주 편한 일입니다.     12시 30분 용산구 한강로3가 … 더 보기 →
누군가를 추모하는 노래, 12곡

누군가를 추모하는 노래, 12곡

1. 김창완 밴드 <Forklift>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곡 <노란 리본>을 발표한 김창완이 동생이자 산울림의 멤버였던 김창익을 기린 노래. 그는 캐나다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노래 제목은 당시 김창익 씨가 타고 있던 장비 차량을 말한다.   한국 대중음악사의 여러 페이지를 직접 쓴 산울림의 훌륭한 음악인 김창익, 그 역시 … 더 보기 →
기생충부터 동백꽃 필 무렵까지 프로듀스 하다 : 이-음 편집부가 뽑은 뒤늦은(!) 2019년 문화예술 결산

기생충부터 동백꽃 필 무렵까지 프로듀스 하다 : 이-음 편집부가 뽑은 뒤늦은(!) 2019년 문화예술 결산

새해가 밝은 지 어느덧 일주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잘들 지내고 계신가요? 원더 키디의 해가 낯설기만 한 이 때,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2019년의 기억을 불쑥 언급하려 합니다. 구차하게 변명하자면 원래 작심이 삼일이고, 시작은 반이 아니며, 실행은 늦게 마련이니까요. 이-음에서도 조금 늦었지만 2019년 문화예술계 결산을 진행해보았는데요. 언급된 내용은 … 더 보기 →
[단편소설] 유월의 라일락 – 下

[단편소설] 유월의 라일락 – 下

유월의 라일락 上 – http://2-um.kr/archives/5735 유월의 라일락 中 – http://2-um.kr/archives/5742       인터미션   며느리가 지금은 쓰지 않는 19인치짜리 캐리어에 모든 것을 담았다. 집에 남긴 것이 당연히 더 많았지만, 아내의 육십구 년에 필요했던, 그리고 이제 ‘입원’한 순간부터 필요할 물건들은 전부 그것뿐이었다. 가방을 방구석에 밀어 … 더 보기 →
[단편소설] 유월의 라일락 – 中

[단편소설] 유월의 라일락 – 中

유월의 라일락 – 上 (http://2-um.kr/archives/5735)     무엇이 바뀌었는지   졸았어도 잘, 내린 것 같다. 벌써 열한 시였다. 여름 하루는 길지만 넋 놓으면 무엇이든 짧다. 일화(一化)빌딩이랬다. 근처를 몇 바퀴 돌아도 잘 띄지 않았다. 뭔가 또 변하고 없어지고 새로 들어섰다. 분명 잘 아는 동네였다. 삼우건설 서울 … 더 보기 →
[단편소설] 유월의 라일락 – 上

[단편소설] 유월의 라일락 – 上

유월의 라일락   초여름볕이 창문으로 와락 쏟아졌다. 왼쪽 창가는 눈을 반만 뜰 수 있는 자리였다. 얇은 창으로 어쩌지 못하는 햇살이었으나 더울 만큼은 아니었다. 아직 비스듬한 오전의 해가 오히려 느즈막한 봄기운을 풍겼다. 정거장을 지날 때마다 나른함이 흐느적 올라타 어깨를 부대는 것이었다. 졸음을 피해 창문에 고개를 바짝 … 더 보기 →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6] 처음이자 마지막 세기말은 또 다른 시작이었네 (1998-1999)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6] 처음이자 마지막 세기말은 또 다른 시작이었네 (1998-1999)

시골에서 자라 서울에 온 이후, 청소년기 첫 단짝은 대갈이었다. 혜화동에서 강동중학교(지금 송파중학교)로 전학 온 대갈이, 등하굣길에 소주병을 숨겨두고 함께 마신 우간다, 이렇게 셋은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다. 어린이대공원에서 소주 병나발을 불기도 하고 밤새 라디오를 틀어놓고 놀다 아침에 방송되는 음악에 맞춰 국민체조도 했다. 나중에 우간다는 목포로 … 더 보기 →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5] 우연한, 고상한, 이상한 만남 (1997)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5] 우연한, 고상한, 이상한 만남 (1997)

2010년 5월 1일, 만남의 끈을 발견했다. ‘노동절’에 공사현장 한복판에 홀로 남겨진 작은 건물 주변으로 노동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온종일 노래하고 연주한 60여 팀의 밴드와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1,000여명의 음악애호가들이 모여들었다. 신촌 재개발 지구에 있던 칼국수집 ‘두리반’이 처한 부당함에 공감을 표하기 위해서였다. ‘전국 자립 음악가 대회 51+’ … 더 보기 →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4] 그때 당신은 어디에 계셨나요? (1996)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4] 그때 당신은 어디에 계셨나요? (1996)

“인디음악? 난 인디언음악인 줄 알았어.” 아재개그의 끝판왕 혹은 절대지존 자리에 올리고 공덕비를 세워도 모자랄 법한 이 대사는 어느 시 예산 지원을 받아 인디음악을 중심으로 한 음악페스티벌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2006년 여름에 들어야 했던 시장님(공무원들끼리는 ‘사장님’이라 부른다)의 일성이다. 물론 억지로 웃어주진 않았다. 그런 회식에 참석하기 딱 10년 … 더 보기 →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3] 붕괴의 시대 – 벚꽃 핀 교정에서 촛불 켠 지하로 (1994-1995)

[나도원의 음속여행 ’90 #3] 붕괴의 시대 – 벚꽃 핀 교정에서 촛불 켠 지하로 (1994-1995)

가뭄과 폭염이 찾아올 때마다 소환되는 1994년, 그 뜨거웠던 여름에는 ‘평창올림픽’과 남북화해가 화제였던 2018년 겨울과 비슷한 일도 있었다. 1993년 말에 닥친 한반도 전쟁위기로 식량 사재기 소식이 전해지더니 갑자기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이야기되고 있었다. 평화시대를 앞둔 1994년 7월 8일, 또래들 중 일찍 입대한 ‘메기’의 성화에 못 …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