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현대사 #11] 통합 논쟁

[나의 현대사 #11] 통합 논쟁

– 통합 논쟁 – 민주노동당 선도탈당파는 애초에 명망가들 참여가 없어도 분당을 결행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이른바 “얼어 죽을 각오”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2.3 당대회 결과로 명망가들이 분당 대열에 동참했다. 총선 결과 국고보조금을 받게 되어 얼어 죽지는 않을 만큼 최소한의 생존 조건을 확보했다. 행운에 의해 국회 의석도 … 더 보기 →
[대리노동자 눈으로 본 세상 #6] 더러운 갑질 + 둘 다 쏴버릴 거예요

[대리노동자 눈으로 본 세상 #6] 더러운 갑질 + 둘 다 쏴버릴 거예요

더러운 갑질 + 둘 다 쏴버릴 거예요 <더러운 갑질> 1차가 끝나고 2차를 하러 가는 손이었다. 공기업 고위직 1명과 부하 직원 4명이 두 대로 나눠서 강남 유명 룸살롱으로 가잔다. 차를 몰고 가는 내내 부하 직원들 앞에서 자기자랑에 위세를 유별나게 떤다. 가는 도중 몇 차례 걸려온 … 더 보기 →
[그 해 겨울 #8] 어영부영

[그 해 겨울 #8] 어영부영

어영부영 여행을 왜 다녀왔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러면 나는 으레 ‘재수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로 시작하는 길고 지루한 얘기를 한다. 물론 알고 있다, 그게 궁금해서 물어본 게 아닐 거라는 것을,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궁색한 대답이라는 것을. 한 번도 대한 적은 없지만, 여행에서 뭘 얻었느냐고 … 더 보기 →
[그 해 겨울 #7] 별들 많던가요?

[그 해 겨울 #7] 별들 많던가요?

   별들 많던가요? 유럽을 다녀온 이후 여행 이야기는 나의 주된 레퍼토리로 편입되었다. 물론 ‘1회, 22일’이라는 해외여행 누적 스탯은 누구와 견줘도 빈곤한 편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야 했지만. 어쨌든 시베리아를 다녀왔다는 얘기를 하면 썩 괜찮은 반응이 돌아오고는 한다. 자세히 들어보면 시덥잖은 소리를 매번 늘어놓다, 언젠가 받았던 … 더 보기 →
[대리노동자가 본 세상 #5] 아침에 엄마 나갈 때 너무 울더라고

[대리노동자가 본 세상 #5] 아침에 엄마 나갈 때 너무 울더라고

아침에 엄마 나갈 때 너무 울더라고 어스름한 저녁 유명 식당으로 콜 배차가 떴다. 찾아간 곳에서 한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분들이 차에 탔다. 낮부터 마시고 노래방에 가는 눈치다. 나이 드신 어머니들의 수다는 무게감과 여유가 있다. 살아온 경험이 많다보니 말하는 느낌에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서로가 서로를 … 더 보기 →
[그 해 겨울 #6] 잠시 서행(西行)을 멈추고

[그 해 겨울 #6] 잠시 서행(西行)을 멈추고

잠시 서행(西行)을 멈추고 겨울의 여행은 휴양보다는 체험에 가까웠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언가를 자꾸 겪어야 한다는 것이 좋은 점이었다. 마음은 낯선 공기에 맡겼지만, 어디로 팔려가도 소문 없이 사라질 몸뚱이에 바짝 힘을 줘야 했다. 행로를 정하고 여비를 계산하고 추위를 피하면서 뭔지 모를 음식을 맛보는 사이 정신없이 … 더 보기 →
[나의 현대사 #10] 진보신당 창당하다

[나의 현대사 #10] 진보신당 창당하다

– 진보신당 창당하다 – 대선이 끝나고 2008년에 접어들면서 분당 움직임이 급류를 탔다. 직접적인 계기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식의 일방적 처리와 대선 결과였다. 그러나 이미 수년간 누적된 돌이킬 수 없는 근본 원인이 있었다. 분당은 비극의 원인이기 전에 비극의 결과였다. 마침내 갈라서다 – 2.3 당대회 대선 … 더 보기 →
[그 해 겨울 #5] 침대칸

[그 해 겨울 #5] 침대칸

침대칸 익숙한 노래에서 생소한 음(音)을 느낄 때가 있다. 보컬이 전하는 가사를 따라가느라 듣지 못했던 소리. 어떤 음악이든 목소리의 배경에는 필경 짤랑거리는 기타의 마찰음이 있기 마련이다. 귀에 익은 후렴구 뒤에서 들려오는 리프를 어떤 동기도 없이 발견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런 것은 마음먹고 찾으려면 찾아지지 않기 … 더 보기 →
[대리노동자가 본 세상 #4] 하루 벌어 하루 살지 않아요

[대리노동자가 본 세상 #4] 하루 벌어 하루 살지 않아요

하루 벌어 하루 살지 않아요 의정부 용현동의 작은 식당에서 대리운전 신청콜이 떴다. 스마트폰 앱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리더니 용현동~마석까지 2만원에 가란다. 식당에 도착하니 4~5명의 남자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장난친다. “마석이요!” 소리치자, “뭐요?”라며 앉아 있던 곱슬머리 사람하나가 퉁명스럽게 누구 대리시켰냐 한다. 행색으로 보니 건설 현장 노동자 같다. 보통은 … 더 보기 →
[그 해 겨울 #4] ‘첫 아침’

[그 해 겨울 #4] ‘첫 아침’

‘첫 아침’ 된소리 하나 없는, ‘눈보라’라는 말은 참 예쁘다. 낱말만 놓고는 휘몰아치는 눈이나 살을 에는 바람이 도저히 떠올려지지가 않는다. 기구한 운명처럼 변화무쌍한 사계를 타고난 한반도였다. 그럼에도 평화를 사랑했던 우리 선조들은 날씨에 부드럽고 예쁜 이름을 붙였기 때문일까.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추측건대, 그것은 남도의 어디쯤에 … 더 보기 →